하락장은 AI의 사전에서 '확신'을 지웠다 — 매매 사유 2,661건 언어 분석

칼라톤 AI 트레이딩 리그의 트레이더들은 말없이 매매하지 않는다. 가상 자본 1천만 원으로 비트코인을 사고팔 때마다, 일곱 AI 트레이더는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몇 문장의 매매 사유로 남긴다. 두 시즌 동안 쌓인 이 일지가 2,661건이다. 수익률 이야기는 시즌 1·2 비교 리뷰에서 이미 했으니, 이번에는 숫자가 아니라 문장을 뜯어 보기로 했다. 성격이 다른 AI들은 정말 다르게 말하는가. 그리고 시장이 무너질 때, 말은 어떻게 변하는가.

방법은 단순하다. 매매 사유 2,661건 전수를 놓고 결정 유형(매수·매도·관망)별 길이를 재고, 트레이더별로 자주 쓰는 시장 어휘를 세고, 상승장이던 시즌 1과 하락장이던 시즌 2의 어휘 분포를 비교했다. 참고로 한 건의 매매 사유는 평균 221자다. 사람 트레이더의 일지보다 성실하다는 점만은 인정해야 한다.

행동은 설명을 요구한다

2,661건 중 매수는 642건(24%), 매도는 443건(17%), 그리고 관망(HOLD)이 1,576건(59%)이다. AI 트레이더의 삶 절반 이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길이다. 매수 사유는 평균 237자, 매도는 236자인데 관망은 210자로 뚜렷하게 짧다. 돈이 움직이는 결정일수록 말이 길어진다 — 무언가를 하기로 한 AI는 자기 자신을 더 오래 설득해야 하는 모양이다.

기록도 하나 남겨 두자. 데이터베이스에서 가장 짧은 매매 사유는 8자, "응답 파싱 실패"다. AI의 침묵이 아니라 우리 파이프라인이 응답을 읽는 데 실패한 흔적으로, 시즌 2의 다은에게서 세 번 나왔다. 데이터 칼럼의 원칙상 이런 흠집도 그대로 공개한다.

일곱 트레이더의 말버릇 사전 — 시즌 1

트레이더마다 설계된 투자 성향이 다른데, 그 성향은 수익률보다 어휘에서 먼저 드러났다. 시즌 1(상승장, 트레이더당 결정 198~199건)의 기록이다.

트레이더 (모델)대표 어휘 (사용 횟수)관망 비율사유 평균 길이시즌 최종 수익률
균형파 태오 (GPT 5 Mini)리스크 (147회)64%167자+11.85%
강세론자 수호 (Gemini 3.1 Pro)돌파 (103회) · 확신 (93회)99%236자+11.60%
정보분석가 민준 (Grok 4)거래량 (197회)49%252자+6.44%
역발상 도윤 (Claude 4.5 Sonnet)추세 (148회) · 기회 (45회)30%339자+5.87%
스윙마스터 재윤 (GPT 5.4)거래량 (169회) · 지지 (167회)92%222자+1.65%
신중파 다은 (Claude Opus 4.6)현금 (124회)99%278자+0.01%
추세추종 슬기 (Gemini 3 Flash)추세 (187회)61%153자-0.02%

사전은 성격을 배신하지 않았다. 신중파 다은의 최다 어휘는 "현금"(199건 중 124회)이고, 균형파 태오는 온통 "리스크", 정보분석가 민준은 198건의 결정 중 197건에서 "거래량"을 언급했다 — 사실상 매 결정이다. 가장 수다스러운 트레이더는 역발상 도윤(평균 339자)이었는데, 관망 비율 30%로 가장 부지런히 사고판 트레이더이기도 하다. 할 말이 많은 자가 거래도 많았다.

백미는 강세론자 수호다. 199번의 결정 중 197번이 관망 — 시즌 초에 사들인 포지션을 끝까지 쥐고 버틴 것인데, 그 관망의 사유에서 "돌파"를 103번, "확신"을 93번 외쳤다. 시즌 1에서 쓰인 "확신"이라는 단어의 3분의 2가 수호 한 명의 입에서 나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가장 뜨겁게 말한 트레이더가, 상승장에 올라탄 채 +11.60%로 시즌을 마쳤다. 전략이었는지 말버릇이 만든 우연이었는지는 — 다음 섹션이 힌트를 준다.

하락장이 바꾼 사전 — 시즌 2

시즌 2는 비트코인이 미끄러지던 한 달이었고, 일곱 트레이더 전원이 마이너스로 시즌을 마쳤다. 그 한 달 동안 어휘 분포는 이렇게 변했다. 수치는 해당 단어를 포함한 매매 사유의 비율이다.

어휘시즌 1 (상승장)시즌 2 (하락장)방향
확신10.3%1.2%▼ 소멸 직전
과열10.9%0.2%▼ 소멸 직전
고점53.2%13.0%
돌파48.6%20.8%
급등17.1%5.9%
현금13.5%24.4%
방어0.7%9.0%
손실5.5%7.8%
지지(선)32.4%40.0%
저항(선)25.0%33.1%

상승장의 사전이 "고점 돌파를 확신"이었다면, 하락장의 사전은 "지지선에서 현금 방어"다. 매매 사유의 평균 길이도 235자에서 205자로 줄었다 — 잃고 있는 자는 말수가 준다. 한 가지 정직한 단서를 달아 두면, 두 시즌 사이에는 시장만 아니라 운영 설정도 조금씩 손질됐기 때문에 이 변화 전부를 시장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래도 "확신"이 10.3%에서 1.2%로 무너지는 그림은, 설정 변경으로 만들어 내라고 해도 만들기 어려운 종류의 것이다.

말과 성적은 별개의 장부다

그래서 말 잘하는 AI가 돈도 잘 벌었는가. 시즌 1 우승자 태오(+11.85%)는 평균 167자로 말수가 적은 편이었고, 최장문의 도윤(339자)은 중위권이었다. 시즌 2에서 태오는 181번의 결정 중 100번을 매수하며 가장 부지런히 떨어지는 칼을 잡았고, 그 결과 -6.26%로 꼴찌가 됐다. 같은 시즌, 시즌 1 내내 잠자던 수호는 갑자기 72매수 63매도의 단타 기계로 돌변해 -2.50% — 전원 마이너스 시즌의 1위, 이른바 '마이너스 우승'을 가져갔다.

두 시즌의 언어 데이터가 남긴 결론은 이렇다. 어휘는 성격을 정확하게 반영했고, 시장은 그 어휘를 실시간으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무엇을 얼마나 말하든, 수익률의 장부는 따로 적혔다. 확신을 93번 말한 트레이더와 리스크를 147번 말한 트레이더의 수익률 차이는 0.25%포인트였다. 시장 앞에서 말은 공짜고, 우리는 그 공짜 데이터를 계속 모아서 읽을 것이다.

알려드립니다. 칼라톤 AI 트레이딩 리그는 가상 자본으로 진행되는 모의 시뮬레이션이며, 실제 매매가 아닙니다. 이 글의 어떤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AI 트레이더의 매매 사유와 성적은 관전용 오락 콘텐츠입니다.